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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money/오늘 뭐사지?

욕실이 춥고 습하다면, 뭘 먼저 사야 하나

욕실 문제는 대개 둘 중 하나로 옵니다. 춥거나, 곰팡이가 피거나.

그런데 이 둘은 원인이 다릅니다. 순서를 거꾸로 잡으면 산 물건이 일을 안 합니다.

먼저 어느 쪽 문제인지 가르세요

거울이 오래 김 서려 있고, 실리콘 틈에 검은 점이 생기고, 수건이 안 마른다면 습기가 안 빠지는 것입니다. 이건 덥혀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덥히면 김이 더 납니다.

반대로 씻고 나올 때만 춥고 벽이나 천장은 멀쩡하다면 잠깐 데우는 문제입니다. 이건 제습기를 사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두 문제가 같이 있는 집이 많습니다. 그럴 때도 환기부터입니다. 습기를 안 빼고 덥히면 그 습기가 찬 면에 물로 맺힙니다. 곰팡이가 생기는 자리가 바로 거기입니다.

세 기기가 맡는 일이 다릅니다

기기 하는 일 못 하는 일
환풍기 습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덥히지 못한다. 겨울엔 찬 공기가 들어온다
제습기 공기 중 물을 뽑아 통에 모은다 냄새는 못 뺀다. 창 없는 곳에서 쓰는 물건이다
온풍기 씻기 전후로 잠깐 공기를 덥힌다 습기를 없애지 못한다. 전기를 많이 먹는다

환풍기가 제 일을 하고 있으면 제습기는 필요 없는 집이 많습니다. 반대로 환풍기 배관이 막혔거나 애초에 없는 구조라면 제습기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환풍기: 풍량과 타공 치수

필요한 환기량은 계산이 됩니다

환기 설계에서 욕실은 시간당 6~10회 공기를 갈아 주는 것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방이 2~4회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잦습니다.

계산은 간단합니다. 가로 곱하기 세로 곱하기 높이로 부피를 구하고, 거기에 횟수를 곱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일반 가정 욕실에 권장하는 환기량은 60~80CMH 입니다.

CMH 는 시간당 몇 세제곱미터를 밀어내느냐입니다. 제품 사양에 이 숫자가 없으면 고를 근거가 없습니다.

풍량 숫자만 보면 안 됩니다

같은 풍량이라도 덕트가 길거나 휘어 있으면 실제로 나가는 양이 줄어듭니다. 저항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풍기는 정압이라는 값으로 급을 나눕니다.

맞는 곳
저정압 단독주택, 저층
중정압 빌라, 아파트 저·중층
고정압 아파트 고층

고층 아파트는 여러 집 배기가 한 통로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저항이 큽니다. 힘이 모자라는 제품을 달면 내 집 냄새가 안 나가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다른 집 냄새가 역으로 들어옵니다.

사시는 건물이 몇 층까지 있는지를 기준으로 고르세요. 내가 몇 층에 사느냐가 아닙니다. 배기 통로는 건물 전체가 공유합니다.

사기 전에 반드시 재야 할 것

환풍기는 천장에 이미 뚫린 구멍에 들어갑니다. 그 구멍 치수가 안 맞으면 못 답니다.

  • 기존 환풍기를 떼어 내고 천장 타공 크기를 잰다
  • 천장 안쪽에 제품이 들어갈 깊이가 있는지 본다
  • 연결 덕트 지름이 맞는지 본다
  • 전원이 플러그인지 전선 직결인지 본다

특히 깊이를 놓치기 쉽습니다. 상품 요약에 적힌 치수는 천장에 드러나는 그릴 판만 잰 값인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본체가 천장 안으로 훨씬 깊이 들어갑니다. 상세페이지의 도면을 보셔야 합니다.

제습기: 조건이 붙은 숫자입니다

제습기 사양의 제습량에는 거의 항상 괄호가 붙습니다. 섭씨 몇 도, 습도 몇 퍼센트에서 잰 값인지가 적혀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습기는 따뜻하고 습할수록 물을 잘 뽑습니다. 여름 기준으로 잰 숫자를 겨울 욕실에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작동 온도 범위도 함께 보세요. 하한이 있으면 그보다 추운 곳에서는 제 성능이 안 납니다.

볼 것
제습량과 측정 조건 조건이 없으면 비교가 안 된다
작동 온도 범위 겨울 욕실이 그 범위 안인지
물통 용량과 연속 배수 매번 비우러 갈지, 호스로 흘릴지
방수 등급 물이 튀는 공간에 두는 물건이다

연속 배수가 되면 물통을 비울 일이 없습니다. 욕실은 배수구가 있으니 호스를 거기로 빼면 됩니다. 호스가 기본 구성인지 따로 사야 하는지 확인하세요.

온풍기: 전기를 얼마나 먹는지부터

이 기기는 좁은 공간을 짧게 데우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소비전력이 큽니다. 방에 두는 미니 온풍기와 자릿수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욕실 콘센트가 그 전력을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욕실 콘센트는 세면대 옆 하나뿐인 경우가 많고 용량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연장선을 쓸 생각이라면 그 연장선의 정격도 같이 봐야 합니다.

둘째, 타이머가 있는지입니다. 씻는 동안만 켜는 물건이라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물이 있는 공간이라 방수 등급과 설치 위치가 중요합니다. 샤워기 물이 직접 닿는 자리에는 어떤 등급이어도 두지 마세요. 벽걸이라면 세면대 쪽, 물이 튀지 않는 높이가 맞습니다.

PTC 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대부분 PTC 세라믹 방식입니다. 연료를 태우지 않고 세라믹으로 열을 냅니다.

그래서 일산화탄소가 나오지 않습니다. 밀폐된 욕실에서 쓰기에 맞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다만 공기를 데우니 습도는 내려갑니다. 연소가 없는 것과 건조해지지 않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증상 먼저 볼 것
곰팡이, 김 서림, 냄새 환풍기. 오래됐으면 교체
창도 환풍기도 없는 구조 제습기
씻고 나올 때만 춥다 온풍기
셋 다 해당된다 환풍기부터. 그다음 온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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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전 한 번 더

환풍기는 천장 구멍을 재고, 제습기는 제습량 옆 괄호를 읽고, 온풍기는 콘센트 용량을 보세요.

이 셋은 사고 나서는 바꿀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 글의 원문은 오늘 뭐사지? 에 있습니다.